20200509

lifelog 2020. 5. 9. 17:07

 

 

몇해전 한국에 돌아와 여의도로 독립을 했다가 생각보다 막대한 스케쥴에 내 한몸 건사하기도 힘들다는 결론에 도달 엄마찬스로 다시 일산본가로 들어간 적이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외부일정 탓에 집을 비우는 일이 잦았고 뭔가 정리되지 않은 것 같은 삶이 이어졌다.

짐챙기기, 청소, 뭔가 챙겨먹기 같은 것들은 생각보다 일이 많았는데,

성격도 괴팍해 내가 없는 집에 누군가 모르는 사람이 돌아다니는 것도 영 불편해 사람을 쓰기도 꺼렸다.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그 사이 참 많은게 달라졌다.

새벽에 신선하고 좋은 식재료를 배달하는 시스템이 생겨났고, 조리된 건강식과 간편식도 배달된다.

세탁물을 수거하고 다시 가져다 주기까지 하며,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나 로봇청소기, 식기세척기 등 각종 가전도 꽤 사용자 친화적이고,

욕실도 물만 뿌려도 왠만한 오염은 떨려나가는 믿지못할 코팅이 된 타일 시공이 되고,

음식물 쓰레기는 개수구에서 바로 분쇄되서 말려까지 나온다.

운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운전하지 않고도 어디든 갈수 있는 차가 널렸기도 하다.

이런 라이프스타일에 충족할만한 조건들이 두루 갖춰졌지만 생활을 다시 바꿔보자니

내방 천장 창문으로 별과 달이 보이는 우리집이 너무 자연친화적인 환경이라 이제 그 아파트숲으로는 다시 가기가 싫단 말이지.

요즘도 친구들 만날때면 안양의 이모집으로 가기도 하는데 삶의 질이라는게 점진적 단계 상승만 있지 반대는 힘들더라고.

 

독립했다가 갑작스런 심경변화로 되돌리는 바람에 여의도 집을 정리할 타이밍을 못잡아 세를 주고 방치한 동안 의도치 않게 그 집은 스스로 본인의 몸값을 높여 놓으셨고, 나는 지금 이 타이밍에 출구전략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다.

다시 독립? 매각?

어린이날이 있는 주의 주말에도 일을 하고 있는 근로자가 창밖에 맺힌 빗방울을 보며 '집이 오늘은 좀 멀겠군'하는 생각을 하다가 멀리멀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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