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완료

lifelog 2015. 3. 31. 14:49


이런저런 약간한 구차함이 있었지만, 아마도 후일 기억속엔 미화 될 것이다.

그리하여 일기라는 것이 필요하다. 진실을 마주해야 하므로.

매일 반성해야 되는 모지란 삶을 산다. 하지만 나는 이게 좋다.


썩어 문드러졌던 속은, 

화려하지만, 도저히 공식석상에서는 당당히 연주할 수는 없었던 투명한 그랜드 피아노를 홀로 두드리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로 해결했다.

배경음악이 '도도도도도...레레레..'인 바람에 나의 진심이 스스로에 더욱 진정성 있게 느껴졌다면, 

너무 자기 합리화인가.. ㅡ_ㅡ

분명 소싯적엔 체르니를 쳤었던거 같은데...나 참..


이 넓은 객실에 게스트가 모두 빠져나가고, 

헬퍼를 불러 응접실까지 모두 정리시키고,

혼자남았다.

이런 호화로움이 나는 사실 익숙하지 않다.

응접실로 가는 내 발걸음 소리가 꼭 누군가 따라오는 발소리 같이 들려 이제 그만 운동하러 나간다.

땀에 흠뻑 젖으면 분명 리프레시가 될 것이다.

몸속에 아드레날린이 가득해지면 이 메아리는 들리지 않을테니까.


피투성이지만 다음 장을 볼 수 있게 되어 일단 기쁘다.

매순간 최선을 다하자, 최선을 다할 기회가 있을 때.









지난번 런던의 bar에서 우연히 만난 카레이서, 마지오는 이런 말을 했었다.

'최고의 드라이버는 브레이크를 안 밟아.'


묘하게 겹친다.

지난번 런던과 이곳은.




그렇지만! 어쨋든 확실하건,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해져.'는 거짓말이다.

사실, 이 소박한 식당이 내가 이번 일정 중 만난 최고의 식당이었다.

파스타에 와인을 주문해놓고, 

여기에서 마늘 잔뜩 들어간 콩비지 감자탕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결혼식에 못가서 미안했던 제이슨에게 

내일 갈때는 매일 일정이 끝나고 방에 돌아왔을 때 탁자에서 마주쳤던 목이 꺽어진 '카라' 한 다발을 사가기로 결심했다.



오늘도 님이여, 나의 사랑은, 멀리서 드리는 생각입니다. -금아 피천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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